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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만추, Late Autumn, 2011, 현빈과 탕웨이

by 짭짤이토마토 2023. 1. 23.

 

이 영화는 2011년 작품으로 김태용감독의 영화이다. 김태용 감독은 현재 탕웨이의 남편이다. 영화 만추를 통해 만나게 되었으며, 그 이후로 몇번의 촬영을 통해 더 깊이 알게 되고 결혼하게 되었다. 현재도 두 사람은 감독과 배우로 서로의 일에 충실하게 잘 살고 있다. 만추는 시애틀의 늦은 가을을 배경으로 죄수인 애나(탕웨이)와 노는 남자(gigolo) 훈(현빈)이 짧은 만남을 통해 서로 회복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두 사람의 트렌치코트가 깊은 가을을 더 멋스럽게 표현해 준다.

1. 탕웨이와 현빈이 만났다.

탕웨이를 한번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그의 표정이 주는 감정 연기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탕웨이는 영화에서 대사보다도 표정 연기가 많은 배우이다. 그만큼 그녀의 표정은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 내는 힘이 있다. 그녀는 영화 '헤어질 결심'과 '만추'에서 비슷하지만 완전 다른 역할을 맡았다. '헤어질 결심'에서 한 남자를 집착적으로 사랑해 자신을 불살랐다면, '만추'에서는 죽음을 바쳐 사랑한 그 남자를 향한 연민과 억울함을 표출하지 못하고 죄인처럼 살아간다. 

한국에서 핫한 배우 현빈은 '훈'이라는 미국의 노는 남자(gigolo) 역할을 맡았다. 중국인과 한국인이 미국의 시애틀에서 만나 3일간의 일정을 보내게 된다. 의도치 않은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의 3일간의 동행은 애나를 살리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수수한 아름다움을 가진 탕웨이와 보조개가 멋진 미남배우 현빈과의 동행을 위해 시애틀의 가을 속으로 떠나보자.  

 

 

 

 

2. 죽을 만큼 사랑했던 죄로 죄인이 된 그녀

한 남자를 죽을만큼 사랑했던 여인, 애나. 그 남자는 바로 한 동네에 사는 오빠의 친구이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했지만, 어느날 그 남자는 떠나버리고 애나는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남편은 의처증이 심했고, 오빠친구와의 관계를 알아차린 후 두 사람을 죽이겠다고 했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애나는 남편을 살해한 죄로 감옥에 수감된다. 그렇게 7년이 지난 어느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 일로 오빠는 보석금을 내고, 그녀는 3일 동안 휴가를 받게된다. 7년만에 감옥 밖으로 나온 애나는 텅빈 거리에 서서 잠시 머뭇거린다.

 

집을 향해 시애틀행 버스를 타고 가던 애나는 누군가에게 쫒기는 훈을 만나게 된다. 둘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고 너무 외롭고 억울하고 자존감이 바닥에 가라앉은 애나는 대화를 시도하는 훈에게 전혀 마음을 열지 못한다. 항상 자신을 원하던 여자들과 달리 너무나 덤덤한 애나에게 훈은 더 마음이 끌렸다. 어차피 도망자로 잠시 은신해 있어야 하는 훈은 애나에게 적극적으로 그러나 재미있게 다가선다. 하루 종일 시간을 같이 보냈지만 훈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애나. 그러나 애나는 훈이 원하는 장소에 함께 동행한다. 싫다 좋다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은 이미 마음이 반은 열렸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애나는 갑자기 어디론가 뛰기 시작한다. 상점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봤지만, 이미 다 문이 닫힌 상태다. 그렇게 벤치에 앉아서 숨을 고른다. 뭔가 자신의 과거의 한 부분을 찾고 싶은 듯한 애나의 행동에 훈은 장난스레 말을 건넨다. 이렇게 편안하게 애나를 대해주는 훈의 태도에서 애나는 조금씩 안도하고 마음을 열게 되었다. 

 

애나는 과거와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처음엔 영어로 짧게 얘기를 시작했다. 훈은 그녀에게 웃으며 화답해 준다.  애나는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중국어로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기 시작한다. 훈은 애나의 표정을 보며 어느 때는 '좋아', 또 어느 때는 '좋지 않아'라고 자신이 알고 있는 중국어 2단어로 대답을 해 준다. 왜 그 남자가 떠났는지, 왜 남편을 죽였는지 훈은 그녀에게 어떠한 것도 묻지 않고 그저 들어 줄 뿐이다. 그런 훈의 행동으로 애나는 자신의 치욕스러운 과거를 얘기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녀는 스스로 내 뱉은 말 만큼이나 과거에서 놓여지는 자유를 느끼고 있는 듯했다. 

 

 

 

 

3. 억울한 마음을 쏟아내는 일, 3일만에 가능하다

그녀에게는 이제 하루의 휴가만 남았다. 마지막 어머니의 장례식날, 오빠 친구 왕징을 그 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눈치 빠른 훈은 왕징이 애나가 사랑했던 남자였음을 알아챈다. 훈은 왕징에게 애나와 결혼할 것이라고 얘길하고, 이내 두 사람의 신경전이 시작된다.  신경전은 몸싸움으로 번지고, 장례식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싸움을 말리는 애나에게 훈은 저 놈이 내 포크를 쓰고서 사과를 안한다고 어처구니 없는 얘기를 한다. 그 얘기를 듣자 마자 애나는 왜 다른 사람의 포크를 쓰고서 놓고서 사과 하지 않느냐고 왕징에게 소리 지른다. 그동안 참아왔던 왕징을 향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놀란 왕징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뒤돌아 선다. 애나는 과거에서 벗어나 살기위해 왕징의 사과가 꼭 필요했다. 

 

애나는 훈으로 부터 자신의 감정을 끌어낼 용기를 얻었다. 죽을 만큼 사랑한 그 일이 자신을 죄수로 만들고 자신의 삶을 철저히 망가뜨렸다는 것을 훈을 통해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억울한 삶을 살아 왔는지 자신조차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것을 훈의 왕징을 향한 분노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그렇다. 그녀는 그 남자에게서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를 사랑했으면서도 버리고 떠났던 것, 다 잊고 맘 잡고 살고 있는 그녀에게 다시 찾아와 삶을 뒤흔들어 놓았던 것, 남편을 죽인 살인자로 복역하고 있음에도 전혀 그녀에게 미안해 하지 않는 것, 그 모든 감정이 폭발해서 비명과 오열로 발산되었다. 그렇게 과거를 쏟아내고 홀가분해 진 그녀는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다. 

4. 편견없이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일

우리 주변에는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그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잘잘못을 지적하고 교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있는 그대로를 공감해 주고 품어 주는 일이다. 무언가 꼭 도움을 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편견 없이 상대를 이해해 주면 되는 것이다. 이럴 때 상대방은 스스로 깨닫게 되고, 그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아니 사랑할 수 없다면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결국엔 그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영화 만추를 통해 모두들 억울하고 억눌린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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