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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영웅, 안중근을 만든 진짜 영웅 '어머니'

by 짭짤이토마토 2023. 1. 11.

1. 영화의 역사적 배경

안중근은 1879.9.2 태어나 30년의 짧은 시간을 살다간 젊은 영웅이다. 안중근이 활약하던 시기는 대한제국 말기로 일본의 식민통치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다. 안중근은 계몽운동가로 대동학교의 학감을 맡고 대동공보의 기자로도 활동하였다. 그러다 일제의 식민통치가 본격화 되면서 모든 것을 접고 독립을 위해 뛰어 들었다. 나는 사실 이 영화를 몇 년전 뮤지컬로 감상했다. 그 때의 감동과는 또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독립을 향한 피끓는 영웅들이 있는 일제시대로 다시 들어가 보았다. 더 깊은 감동을 기대하며.

 

2. 영웅을 위해 뭉친 노래하는 배우들

이 영화는 윤제균 감독의 작품으로 개그맨 정성화가 주인공 안중근 역을 맡았다. 정성화는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이미 그의 노래 실력은 뮤지컬들을 통해 만인에게 인정되었다. 영화가 아닌 뮤지컬 영웅의 주인공 역할을 10년이나 맡아 온 정성화에게 더 큰 무대로 향하는 발판이 되었을 것이다. 그 긴 시간동안 안중근을 연기했다면, 이미 그의 삶과 생각, 행동들이 안중근처럼 변화되지 않았을까? 그 외 등장인물을 살펴보면 배우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있다. 뮤지컬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의외의 인물들이 있었으나, 영화를 보다보면 나름대로 재밌는 노래로 분위기를 띄워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고은이 맡은 역할이 영화를 위해 꾸며진 배역이라 한다. 이 영화에서 김고은의 노래실력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김고은이 부르는 고음의 노래를 들으며 김고은의 가창력을 다시 보게 되었다. 역시 배우라는 직업은 여러 가지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영웅에서 가장 중요한 엄마 역할을 맡은 배우 나문희. 그는 목소리가 주는 힘이 있다.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연륜이 뭍어나는 그의 목소리는 그저 곡조 없이 읽기만 해도 마음을 뒤 흔드는 힘이 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나문희의 편지에서 오열을 했다고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러시아에서 손가락을 자르기 전의 비장한 모습
 
 

3. 독립을 위한 열정,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비장한 음악과 함께 시작된다. 러시아의 눈내리는 숲속에서 안중근과 동료들이 약지 손가락을 절단하며 피를 한 군데로 모은다. 그리고 그 피로 태극기를 그린다. 보기에도 섬뜩했지만, 얼마나 간절했으면 저렇게 했을까 하는 마음에 내 손이 아려옴을 느낀다. 그래, 저런 간절함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이 시기를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영화는 실존인물인 안중근을 그리고 있다. 독립운동을 위해 처자식과 어머니를 등지고 떠나는 안중근을 보며 대의를 품은 사람들을 둔 가족들의 아픔을 느꼈다. 나라와 국민들을 위한 너무 중요한 일인 것을 알고 있기에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하는 마음.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의 편지와 아들을 위해 직접 수의를 만드는 모습을 떠올리면 아직도 마음이 아련하게 아프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안중근은 우리나라 위인 중의 한명이니 영화의 줄거리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내용이라 생략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누가 죄인인지를 외치는 안중근의 재판에 참여해 보길 권한다. 나라를 빼앗겼을 때 독립을 위해 싸울 것인가? 자신의 살길을 찾아 나설 것인가? 그러나 그 어떤 쪽도 우린 그들을 죄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독립을 얻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너무 쉽게 사람들은 안중근은 나라의 영웅이라 말하고, 친일파들은 죽어 마땅하다 얘기한다. 그러나, 내가 일제시대를 살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나는 내가 겁쟁이 인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누구에게도 '네가 죄인이다'고 손가락질 할 수 없다.

 
 
아무튼, 일본 법정에서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하며 외치던 안중근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워 했다.
 
 
투옥중인 아들의 수의를 직접 제작하는 어머니 조마리아
 
 

4. 안중근 인격 엿보기

안중근이 일제의 감옥에서 투옥하고 있을 때이다. 안중근은 하루도 흐트러지지 않고, 말끔하게 본인을 관리하며 책상에 앉아 항상 글을 쓴다. 그를 감시하던 일본 병사는 이런 안중근의 모습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그가 사형을 알리는 말을 하러 왔을 때에도 안중근은 그에게 미안해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일본의 식민통치를 대항해서 싸우는 것이지 일본인이 싫어서 하는 싸움이 아니라고 한다. 사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역사를 얘기하는 것이지만, 이런 역사의식이 고취될수록 일본을 향한 악한 감정이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러나 그 걱정은 안중근이 일본병사에게 한 말 한마디로 다 사라졌다. 죄는 미워하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이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무력침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도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독립을 위해 죽음도 기꺼이 받아들이던 그 분들께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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