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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헤어질 결심, 영원한 미제 사건

by 짭짤이토마토 2023. 1. 13.

1. 영화 수상내역 및 등장인물

<헤어질 결심> 예고편이 상영될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다. 이미지가 좋은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으로 나오고 이정현과 김신영 등 조연 인물들이 등장한다. 박찬욱 감독과 만난 박해일, 탕웨이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 지 많은 궁금증을 갖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감독과 배우들에게 많은 영광을 안겨다 준 영화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으로 7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였으며, 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각본상을 타며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박해일과 탕웨이의 이루어질 수 없는 또한 섬뜩한 사랑을 들여다 본다.

 

 

2. 해준과 서래의 만남

극 중에서 박해일과 탕웨이는 살인사건 전문 형사인 해준과 중국인 피의자 송서래 역을 맡는다. 

첫 장면은 송서래의 남편 기도수의 추락사건에서 시작된다. 한 남자의 추락사를 조사하던 해준은 나이 많은 남편과는 너무나 다른 딸 같은 부인 송서래를 조사하게 된다. 형사와 피의자와의 만남이지만 전혀 불안해 하지도 않고, 궁금해 하지도 않는 송서래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끌림을 얻는다. 형사가 되기까지 엘리트의 삶을 살아왔던 해준에게 뭔지 모를 도전장을 내민 듯한 그녀의 태도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너무나 담담한 피해자의 부인 송서래를 용의자로 조사하게 된다. 매일 밤마다 잠이 오지 않아서 잠복을 한다는 해준에게는 또 다른 잠복 대상이 생겼다. 밤마다 잠복을 핑계로 그녀의 집을 훔쳐보면서 그녀를 알아간다. 그러나 해준이 잠복하며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송서래. 

오히려 그녀는 자신이 형사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는 듯 하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향해 묘하게 끌리게 되면서 결국엔 형사와 피의자의 관계를 넘어서게 된다.

그러나 식상한 멜로영화와 다르게 그들의 사랑이 표현된다. 섬뜩하면서도 뭔가 부자연스러운 그들만의 사랑의 방식이다.

그것을 하나씩 찾아가는 재미도 있는 영화다. 

이미 해준의 마음에서 그녀는 용의자가 아니다. 그렇게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했는데 사건 당일 송서래의 알리바이가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음을 안 해준은 사건을 자살로 묻고 정리하고자 이사를 가게 된다.

영화는 이사를 통해 이제까지의 두 사람의 관계를 지우려는 방향으로 흐르지만, 둘의 관계는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영화다.

 

3. 붕괴를 사랑이라 읽는 그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송서래의 대사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마침내...'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내 잠을 꺼내서 주고 싶어요. 건전지 처럼'
 

송서래는 '저는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서툽니다.'라고 말하며 시작한다.

그 서툰 한국말 표현이 하나하나 마음에 와 닿는다. 

서래의 말투는 서툴지만 그 표현은 정말 정확하게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해준과의 첫 만남에서 서래는 이렇게 말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말투다. 이렇게 서래는 놀라는 기색도 없고, 뭔가 기대하거나 주저하는 법도 없다.

그저 너무나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여자이다. 장애물이 있다면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직진해서 부딪혀 없애버리는 무서운 여자다. 이렇게 송서래는 서툰 한국말로 사람을 끌어당겨 꼭 집어서 감정을 요동시킨다. 

해준을 향한 끌림은 그렇게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게 된다.

해준을 너무나 사랑해서 그의 영원한 미제사건으로 남고 싶다고 말하는 서래.

해준의 방 창문에 붙어있는 미제사건 사진들을 보고 난 후 해준과 영원히 함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해 낸 것이다.

 

서래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집착하게 되고 자신이 파괴되더라도 그 남자를 소유하고 싶어 한다.

이런 잘못된 사랑의 방식이 그녀의 마지막을 더 우울하게 만든다.

이제까지 보아왔던 영화와는 전혀 다른 사랑의 방식이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그 남자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 서래는 생각해 보았을까?

 

서래의 남편 사망사고가 타살이었음을 알게 된 해준이 괴로워하면서 내뱉은 '붕괴'라는 단어를 서래는 자신을 향한 사랑고백이라 말하며 끊임없이 그 단어를 되새기며 해준을 향한 마음을 키워간다. 

본인만의 해석으로 삶을 살아나가는 서래.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삶의 방식은 서래에게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과정들을 그려나가는 몇 편의 사건들이 이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결심으로 또 다른 삶을 선택하는 서래.

이기적인 서래만의 사랑을 경험해 보는 영화이다.

 

 

탕웨이의 또 다른 영화 '만추'도 소개드립니다.

 

2023.01.23 - [영화리뷰] - 영화 만추, Late Autumn, 2011, 현빈과 탕웨이

 

영화 만추, Late Autumn, 2011, 현빈과 탕웨이

이 영화는 2011년 작품으로 김태용감독의 영화이다. 김태용 감독은 현재 탕웨이의 남편이다. 영화 만추를 통해 만나게 되었으며, 그 이후로 몇번의 촬영을 통해 더 깊이 알게 되고 결혼하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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